작성일 : 04-05-21 09:00
|
글쓴이 :
동서협진센터
 조회 : 2,074
|
|
|
[탈모] 유전+스트레스+α= 우수수
"'이 친구 왜 이렇게 머리카락이 없어'라는 말 한마디에 회사를 그만둔
환자도 있습니다." 심우영 박사는 탈모환자들에게는 '나도 아버지처럼
대머리가 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있다고 했다. 탈모를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길지 몰라도, 탈모로 고민하는 사람들은
머리카락에 대한 언급 자체가 고통스럽다.
경희의료원 피부과 전문의 심우영 박사는 2년 전 탈모환자들의 고통을
직접 체험하고자 삭발을 했던 모발질환 전문가.
심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2000년 기준 우리나라 남자의 15%, 여자의 6%가
탈모증세를 겪고 있다. 특히 20대 남성이나 여성들이 느끼는 고민의 정도는
심각한 수준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도 20∼30대가 대부분이다.
탈모의 제1 원인은 유전으로 인한 특이체질이다. 머리의 뿌리인 모근이
남성호르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체질인 경우 탈모가 일어난다는 것이
현재 가장 널리 인정받는 학설이다. 동전처럼 둥근 모양으로 머리카락이
빠지는 원형 탈모의 경우, 유전적 요인 외에도 환경 변화와 과다한 업무
등 스트레스가 영향을 끼친다. 심한 경우 대머리로 발전한다.
또 '자가면역' 작용으로 모발을 외부 침입자로 인식해 거부함으로써
탈모가 일어나기도 한다.
유전으로 인한 탈모의 경우, 남성은 보통 이마 좌우의 머리카락이
빠지면서 M자형 모발 형태가 만들어진다. 이와 달리 여성은 윗머리부터
빠지는 탈모가 많다. 의학적으로는 양쪽 귀 앞에서 이마로 선을 그었다고
가정할 때, 선 뒤쪽으로 2㎝이상 이마가 벗겨지면 대머리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탈모를 예방할 수 있을까?
불행히도 확실한 예방법은 없다.
유전적인 요인으로 탈모가 일어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를 사전에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현재 의학적으로 검증된 탈모 치료법은 미녹시딜이라는 약을 바르거나,
프로페시아라는 상품명으로 더 잘 알려진 피나스테라이드를 복용하는
것밖에 없다. 그러나 이 두 가지 방법 모두 약품 사용을 중단하면 치료
효과도 동시에 멈추며 머리가 다시 빠진다는 데 문제가 있다.
따라서 한번 치료를 시작하면 멈추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심 박사는 적절한 치료 시기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탈모가 천천히 진행되는 만큼 머리가 조금 빠진다고 조급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것. 탈모가 진행된다고 해서 머리카락 성장
이 갑자기 멈추지는 않는다. 머리카락이 빠지면 종전보다 얇은 머리카락이
자라고, 점점 굵기가 가늘어져 나중에는 자라지 않게 된다. 머리카락
성장이 멈추기까지 길게는 수십 년이 걸릴 수도 있다.
그래서 그는 심각해 보이지 않는 환자들을 그냥 돌려보내는 경우가 많다.
"사람 머리카락이 9만개 정도인데 이게 줄어서 7만개가 되려면 얼마나
걸릴지 몰라요. 그런데 환자가 현 상태를 계속 유지하려고 하면 얼마나
긴 기간 (치료를) 해야 할지 몰라요. 어느 정도 안 좋아졌을 때 잠깐
6개월만 치료하면 원상태로 돌아갑니다. 어느 게 더 경제적인가 생각해야죠."
심 박사는 혼자서도 할 수 있는 탈모 진단법을 소개했다.
이틀 정도 머리를 감지 않은 상태에서 머리카락을 살짝 잡아당겼을
때 4∼5개가 빠진다면 탈모를 의심해 봐야 한다.
글 엄형준, 사진 이종덕기자/ting@segye.com
세계일보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