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4-08-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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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동서협진센터
 조회 : 2,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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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스트레스 질병의 주범
불면증.신경성 통증에 화병까지 불러... 면역 떨어지고 고혈압.부정맥도 위험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스트레스란 말을 입에 달고 살고 있다. 예전엔 ‘머리 아프다’ ‘열 받았다’ ‘짜증난다’ ‘속상하다’ ‘괴롭다’ ‘우울하다’ ‘죽고싶다’ 등 각기 다른 상황을 나타내는 단어들을 썼지만 요즘엔 ‘스트레스 받았다’란 말 한마디로 간략히 표현한다. 그래서 스트레스 앞엔 직장인, 주부, 수험생, 청소년, 중년 등 수식어도 많이 붙는다. 우리 주위 어디에도 스트레스를 안 겪는 사람은 없어 보인다.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스트레스가 부정적인 의미만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스트레스란 말 자체는 ‘팽팽하게 죄다’란 뜻의 라틴어 ‘stringer’에서 유래됐지만 의학적으로 스트레스는 인간이 살면서 받는 모든 자극에 대한 반응을 뜻한다. 따라서 스트레스의 원인을 열거하자면 끝이 없지만 크게 분류해보면 물리적 환경, 대인관계, 조직사회, 생활 속의 사건들, 복잡한 일상사 등 외부 요인과 생활습관이나 성격에서 오는 내부요인으로 나뉜다.
세브란스정신건강병원 이홍식 원장은 “스트레스의 원인을 안다면 과감하게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나 출퇴근 교통난처럼 어쩔 수 없는 구조적 문제인 경우엔 이해하고 적응하려는 융통성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로또 복권에 당첨되거나 어려운 시험에 합격하는 등 기쁨에 대한 반응도 스트레스에 속한다.
또한 시합 전 운동선수들에게 긴장감이 필요한 것처럼 적당한 스트레스는 삶의 활력소가 되며 강한 성취욕의 동기부여를 하는 등 긍정적인 면도 있다. 이런 가볍고 조절 가능한 스트레스를 ‘좋은 스트레스(eustress)’라고 한다. 문제는 스트레스가 지속적이거나 지나치게 강해 조절이 불가능한 경우다. 이것을 ‘나쁜 스트레스(distress)’라고 하는데 이런 경우 인체는 자가조절능력을 상실해 체내 항상성이 깨지게 된다.
스트레스가 몸에 나쁜 이유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 첫 금메달을 따 국민들에게 기쁨을 안겨준 유도의 이원희 선수, 결승전에서 그의 몸은 어떤 상태에 있었을까? 이원희의 결승전 상대는 2003 세계선수권 2위 대니얼 페르난데스를 꺾고 결승에 오른 비탈리 마카로프(러시아ㆍ2003 세계선수권 3위). 결코 만만치 않은 선수였다.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은 이 선수의 몸은 외부자극에 대한 방어태세로 전환하기 위해 교감신경계가 흥분이 되고 내분비계 부신에선 ‘아드레날린’이 분비돼 심박수와 호흡수, 혈당치 등이 증가해 많은 혈류가 뇌와 근육쪽으로 증가 됐을 것이다.
이 선수의 상기된 표정이 이를 잘 나타내준다. 그 후 이 선수는 체내 에너지 방출이 높아지고 청력과 시력 등 모든 감각기관 능력은 극대화돼 즉각적인 상황에 대처하게 된다. 즉 경기에 임할 모든 준비가 끝난 것이다.
위에 언급된 것은 스트레스의 3단계 반응(경계-저항-탈진) 중 경계에 해당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경계 상태가 매일 지속된다면 결국 몸은 탈진 상태에 이르고 만다.
뇌 자극 신체균형 깨뜨려
스트레스를 만병의 원인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뇌의 가장 중요한 중추를 과도하게 자극하고 몸의 면역기능과 내분비기능 및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깨뜨리기 때문이다. 스트레스가 건강에 직접적 영향을 끼친다고 의학적으로 밝혀진 부분은 심혈관계 질환과 면역력 약화다. 많은 전문의들은 스트레스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심혈관계 질환을 꼽는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내분비계내 부신피질 호르몬인 ‘코티졸’이 분비돼 혈당과 신진대사가 증가한다. 흔히 놀랐을 때 가슴이 두근거리고, 식은땀이 나고 소화가 안되고 두통이 생기는 등 신체현상들은 이로 인한 결과들이다.
이는 혈압을 올려 부정맥을 일으키고 장기간 분비되면 동맥경화를 촉진시켜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성이 증가하게 된다.
이홍식 원장은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시상하부나 뇌하수체, 부신피질을 지속적으로 흥분시켜 코티졸과 함께 다른 호르몬들이 생체에너지로 하여금 혈당을 높이고 신진대사를 증가시켜 상대적으로 면역체계에 필요한 단백질합성을 억제한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그만큼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특별한 질병이 없는데도 만성적인 피로에 시달리거나 불면, 만성 소화기계의 이상, 생리불순 등으로 고통을 받는 사람들 대부분이 스트레스성 질환이라고 볼 수 있다. 스트레스는 신체질환 외에도 우울증, 불안증, 공포증, 수면장애, 신경성 통증 등을 유발한다.
가정주부.학생 화병많아
마음에 응어리가 질 정도로 장기간 스트레스가 지속됐다면 화병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한국의 문화관련증후군으로 미국정신의학회에 보고될 정도로 독특한 양상을 지닌 화병은 우리말 그대로가 질병명으로 돼있을 정도로 독특한 양상을 지닌다.
경희한방병원 신경정신과 김종우 교수는 “억울한 감정을 참으면서 생기는 화병은 장기간의 스트레스가 쌓여있다가 폭발해 나타나는 증후군이라 할 수 있다”며 “주로 활동이 제한된 상황에서 동일한 스트레스를 장기간 받고 있는 경우 생긴다”고 말한다.
화병은 예전엔 가정주부나 단순 노무직 등에서 나타났지만 최근엔 학생, 전문직 층에서도 많이 발생하는 편이다.
김종우 교수는 △억울한 감정이 누적되고 해소되지 않은 상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되고 △ 가슴이 답답하거나 숨이 막히는 증상과 무엇인가 치밀어 오르는 증상이 나타나며 △자신이 어떤 이유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나를 알고 △가슴 정중앙 부위를 누르면 심한 통증이 나타나며 △정신증상으로 분노, 우울, 불안, 신경질, 자주 놀램이 나타난다면 화병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자신만의 해소법 찾아라”
스트레스를 관리하기 위해선 평소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을 증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 방법은 적당히 자고 휴식을 취하며 운동으로 신체기능을 활성화시키고 충분한 영향을 섭취하는 것 등이다. 여기에 심호흡과 점진적 근육이완법, 자율이완법, 명상법 등이 권장되기도 한다.
이홍식 원장은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는 우리 삶의 한 과정이므로 같이 살아가는 지혜가 필요하다”며 “취미활동 등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갖고 긍정적인 사고를 견지하는 것도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는 지름길”이라고 조언한다.
스트레스를 의학적으로 처음 명명한 캐나다의 내분비학자 한스 셀리에의 말은 현재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
“스트레스는 즐거운 것이든 즐겁지 않은 것이든지 간에 신체 기관에 어떤 부담을 주는 압박감으로 인하여 비특정적인 신체 반응이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치과에 가서 치료받는 것은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과의 열정적인 입맞춤은 맥박과 호흡을 빠르게 하고 심장을 마구 뛰게 한다. 세상의 어느 누가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기쁨을 가져다주는 일을 포기하겠는가? 우리는 완전히 스트레스를 피할 수는 없다. 그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스트레스에 대한 전형적인 반응을 인지하고 현명한 대처 방법을 찾으면서 우리의 삶을 조절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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